미국이 한미훈련을 미루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곧 보자"고 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담화문을 두 번이나 내고는, 대화하려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하라"고 못박았습니다.
북미회담 분위기가 고조되니, 기 싸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한미연합공중훈련을 미루겠다고 발표한 지 10시간 만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로 북한에 대화의 손짓을 보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부르며 "내가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줄 유일한 사람"이니 "빨리 움직여 협상을 마무리하자"며 "곧 보자"고 한 겁니다.
하지만, 17시간만에 돌아온 북한의 답변은 냉랭했습니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담화문에서 "트위터를 보며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하라"고 마무리했습니다.
이 담화문에선 '적대시 정책'이 뭔지 정확하게 언급하진 않았지만, 9시간 뒤 연이어 나온 김영철 담화문에서 더 명확해집니다.
"미국이 북미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인권소동과 제재 압박에 그처럼 악을 쓰냐"고 거론한 겁니다.
또 "미국에 요구한 것은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는 것"이라며 '유예'라는 한시적 조치를 비난했습니다.
즉,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이나 대북제재, 한미군사훈련 같은 '적대시 정책'이 먼저 철회돼야 비핵화 협상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미국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스웨덴을 통해 북측에 실무회담을 제안해 놓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에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원하니, 이 카드를 가지고 나와야 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