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했습니다.
결국 여야가 벼랑 끝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김명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는 군사작전처럼 일사불란하게 이뤄졌습니다.
의원총회에서 15분 만에 만장일치로 본회의 점거를 의결한 뒤였습니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는 바리케이드도 만들었습니다.
172석의 거대 여당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민주당이었지만 표정만큼은 점령군이었습니다.
작전 사령관인 원혜영 원내대표는 기습 점거가 성공한 뒤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 인터뷰 : 원혜영 / 민주당 원내대표
-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고 물러설 곳도 없다. 국회의 권위, 헌법의 가치,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싸울 것이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의원직 총사퇴'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비슷한 시각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던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 소식을 듣고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원내대표
- "협의 자체를 거부하고 민주당이 노리는 것은 탄핵 때처럼 끌려나가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줌으로써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키려고 하는 자해정치입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 올라온 2천 개 법안 중 한나라당이 처리하려는 법안은 114건에 불과하다며 법안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 민주당과의 몸싸움 가능성에 대해서도 각오를 밝혔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몸싸움을 해야 할 순간이 오면 피하지 않겠다. 단 한 번의 몸싸움으로 상황을 종료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야가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는 가운데 내일(27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현 정국경색을 풀기 위한 중대제안을 내놓겠다고 밝혀 여야 관계 해빙의 열쇠가 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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