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났지만 지소미아에 대한 입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긴 것인지 지소미아의 최종 운명은 어떻게 전망되는지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현 시점에서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갔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어제 문 대통령 발언은 사실상 미국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 국방부 장관은 지소미아 유지를 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는데 문 대통령이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으면 지소미아는 그대로 종료한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2016년 11월 체결된 지소미아가 사실상 미국이 주선한 협정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써는 당황스러운 상황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전쟁 이후 65년을 굳건히 이어온 한미동맹이 이번 건 때문에 크게 흔들린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조금씩 균열이 가는 상황을 맞아 보입니다.
【 질문 2 】
그런데 사실 천문학적인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동맹에 대한 배려가 없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한미 정상 모두, 과거 정상보다는 한미 동맹을 최우선시한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인상시키고 싶어하지 않습니까? 동맹이라는 가치보다 당장 이익이 되는 돈의 가치를 더 우선시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죠.
같은 기준에서 미국 방위비 인상 압박은 일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데요.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주일미군 주둔비용으로 우리 돈으로 약 9조 3천억 원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오직 우리 때문에 한미 동맹이 훼손됐다고 보는 시각은 좀 편향적인 분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3 】
그런데 이런 분석도 있더라고요. 한미 간에 이미 지소미아 종료는 양해가 돼 있고 대신 우리나라가 방위비 등으로 보상한다는 겁니다?
【 기자 】
저도 이 논리를 외교 관련 정부 관계자에게 들은 적 있습니다.
그러니까 협상 중인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을 이미 한국정부가 물밑에선 약속해줬고 대신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문제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혹은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양해해 주는 대신 한국이 대규모의 미국 무기를 구매해준다는 것입니다.
일명 '지소미아 보상설'인데 미국 안보 전문가들도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하는 대신 미국에 돈을 많이 써야 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 질문 4 】
엄연히 아직은 지소미아 종료 확정까지 일주일 남았기 때문에 유지할 기회는 남은 건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 기자 】
청와대가 내건 원칙론을 다시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현종 /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지난 8월)
- "(일본은) 우리의 수출허가 제도상의 문제점이 일본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신뢰 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베 일본 총리가 스스로 수출규제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그대로 종료한다고 전망하는 게 맞을 것 같고요, 다만 앞선 기사에서 전해 드렸듯 태국에서 한미일 국방장관들이 만나기 때문에 어떤 중재역할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 5 】
끝으로 청와대 외교정책 핵심인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어제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접견자리에 안보이더라고요?
【 기자 】
앞서 인터뷰에서도 보았듯이 김현종 2차장이 지소미아 종료를 이끌었던 인물이라 어제 왜 안보였을까 기자들도 궁금했던 게 사실인데요.
외국에 간 건 아니고 한국에 있었는데 다만 어제는 미국 배석자에 맞춰서 김유근 1차장만 배석했을 뿐이라고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지난 8월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이 첫 접견을 했을 때도 김현종 2차장은 없었습니다.
【 앵커 】
이제 일주일 뒤면 지소미아의 운명이 결정될 텐데 한미일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는 묘수가 나왔으면 합니다. 황재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