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는 올 한 해 동안 심각한 굴곡을 겪었던 최대의 난제로 꼽힙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을 시작으로 개성관광 중단과 남북 열차운행 중단 등 남북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습니다.
mbn이 선정한 10대 뉴스, 꼬여만 가고 있는 남북관계를 엄성섭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1월 28일 도라산 역.
북한의 '12·1일' 조치로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열차가 쓸쓸히 역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 열차는 언제 다시 북으로 향할지 기약이 없습니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쌓아간 햇볕정책 효과가 사그라지는 데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남북 관계가 이렇게 악화된 근본적인 이유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근본적으로 남북 당국이 샅바싸움을 일 년 내내 벌였다고 하는 것이 경색의 가장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한 정책을 펼치지 못했고, 북한은 6.15와 10.4에 맹목적으로 몰입했습니다."
김태영 합참의장 등의 대북 강경 발언을 빌미로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측 당국자 철수를 요구하는 등 3월부터 갈등의 조짐이 나타났습니다.
급기야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 총격에 숨지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습니다.
9월 이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고, 대북 전단 일명 삐라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 보수-진보단체 회원 몸싸움 *
결국, 북측의 '12ㆍ1 조치'로 남북 육로통행은 제한되고 개성공단도 숨통이 막혔습니다.
북한은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선언 이행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식인들도 시국회의를 결성하며 우리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영담 스님
- "남북관계가 위기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현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기다리면 이긴다는 안이한 상황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며 대화재개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호년 / 통일부 대변인
- "12.1 조치 등 북한 측이 그동안에 남북 간의 관계 경색을 많이 시켜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측의 조건 없는 대화제의에 대해서 조속히 응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이처럼 양측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 류길재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2008년도의 경색을 초래한 남북 양측의 태도, 또는 정책 방향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2009년도에는 이런 경색 국면이 상당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스탠딩 : 엄성섭 / 기자
- "지금 한반도 상공에는 먹구름이 가득 껴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 모두 서로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 먹구름이 가시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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