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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등은 1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군사위원회(MCM)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거쳐 13일 서울에 도착한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도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을 위해 14일 방한한다.
밀리 합참의장이 지난 11일 일본으로 향하는 군용기에서 이미 많은 말을 쏟아냈다. MCM과 SCM 회의에서 어떤 공세를 펼칠지 예고하는 내용이다. 그는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 미군을 보면서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하고, 비용은 얼마나 들어가며, 왜 한국과 일본은 부자 나라인데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수뇌가 동맹국으로부터 방위비를 더 받아내기 위해 이처럼 동맹의 본질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태는 매우 씁쓸하다. 그럼에도 방위비 협상에 대해선 처음부터 의견차이가 큰 사실을 서로 잘 알고 있다. 협상과정도 비교적 투명하다. 양국 국민의 여론이 반영될 여지도 높고 또 그렇게 되리라 기대하게 된다.
'지소미아 종료' 과정에서는 이미 투명하지도 미덥지도 못한 모습들이 노출된다. 우리 정부는 8월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날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이 종료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그 직후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은 연달아 우려와 실망을 표시했다. 공개적으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압박을 가할 정도였다. 그러자 8월28일 청와대 관계자가 한번 더 나섰다. "청와대와 백악관 차원에서 양국 안보실장이 9번 통화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이 2016년 체결한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잃는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연기나 번복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일본의 부당한 보복조치가 철회되고, 또 한일 간의 우호관계가 회복될 경우 재검토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청와대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 기자회견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간에 풀어야 할 사항으로 한미동맹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생각은 다른게 분명하다. 당장 밀리 미국 합참의장도 지소미아에 대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한·미·일은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더 강력하고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 중국, 러시아만 좋은 것"이라고
지소미아는 한·미·일이 연계된 국가안보 문제다. 그런데 그것을 종료하는 과정이 투명하지도 미덥지도 못하니 걱정이다. 백악관과 9번 통화하고도 미국과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이 이해했다"고 엉뚱한 설명을 내놓았던 그 과정이 찜찜하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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