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된 전두환 씨에게 미국 카터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MB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서한에서 개헌과 보통선거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은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선고가 양국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980년 9월 초 기사입니다.
전두환 씨가 '통일주체국민회의' 선거로 대통령이 된 직후인데 주한 미 대사가 카터 대통령의 친서를 전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한미 간 유익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도 서한 내용은 비밀에 부칩니다.
당시 친서를 MBN이 입수했는데 미국의 강력한 경고가 담겨 있었습니다.
카터 대통령은 먼저 12·12 사태 등을 겨냥한 듯 "최근 사건들이 미국을 큰 어려움에 빠트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양국의 건전한 관계를 위해선 자유로운 정치제도가 필수적"이라며 개헌과 보통선거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습니다.
친서에는 사형선고가 내려졌던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카터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사형선고조차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있어서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인터뷰(☎) : 박 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탄생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여러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미 국무부나 국방성에 많습니다. 이를 (정부가) 조속히 반환받을 수 있도록…."
당시 청와대는 "전 대통령이 양국관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는데 이런 미국의 경고가 큰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