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 배상 문제 등을 놓고 한일 양국 간 대립이 심화한 상황에서 1일 열린 한일·일한 의원연맹 합동총회에서 일본 측은 한국이 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이날 도쿄 일본 중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2차 합동총회 인사말을 통해 "현재 일한 관계가 최대의 위기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는 이른바 '징용공'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한국대법원 판결과 지금까지의 정부 대응이 청구권협정에 저촉되는 내용으로, 일한 관계의 법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누카가 회장은 이어 "과거 한국 역대 정권은 일한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을 준수했다"며 "우리는 문재인 정권에서도 선인들의 경험과 교훈을 통해 배우고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강제동원 배·보상 등 역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며 "피해당사자들이 입은 상처와 결부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대응했다.
강 회장은 "오해와 불신에서 비롯된 날 선 반응은 양국관계의 미래와 역사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화 테이블에서 역지사지의 지혜를 발휘하며 양국 간 입장차를 좁히려는 의지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문희상 국회 의장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응원하는 축사를 보냈다.
이낙연 총리도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는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일 양국 정부와 의원연맹이 이번에 가능성의 예술을 함께 창조하기를 기대한다'는 축사를 보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축사를 보내지 않았다.
특히 이날 합동총회에서 한일 의원들은 도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한일 공동특별위원회 구성을 논의했다.
강창일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동특위 구성 문제가) 각 위원회에서 회의를 해 당연히 총회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라며 "(구성 의결·채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명망있는 국내 재계 인사를 특위 멤비로 영입하는 방안도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도
한일의원연맹과 일한의원연맹은 한국과 일본 국회의원들의 초당파적인 교류단체로,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합동총회를 열고 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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