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육군·공군사관학교의 신입 생도를 뽑는 필기시험에서 채점 오류로 인해 43명의 수험생이 불합격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육군·공군 사관학교는 채점상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1년이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일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지난해 7월 28일 시행한 2019학년도 사관학교 입학생 선발 1차 필기시험에서 채점 오류를 확인해 당시 이로 인해 불합격한 43명을 구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점 오류는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 및 국군간호사관학교 등 4개 사관학교가 공동 출제한 1차 필기시험 중 국어 과목 2개 문항에서 발생했다.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과 채점할 때 사용되는 문항분석표상 배점이 다르게 기재된 데서 비롯됐다. 지원자들에게 주어진 시험지상 각각 2점과 3점으로 표기된 문항이 채점표에는 반대로 3점과 2점으로 표시돼있었던 것이다.
각 사관학교 별로 진행하는 채점 과정에서 국군간호사관학교는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채점했으나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는 문항분석표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후 공군사관학교 선발과장이 문제지와 문항분석표 상 배점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해 관련 사실을 다른 사관학교들과 공유했으나 이미 1차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였다. 이중 해군사관학교는 잘못된 채점으로 1차 시험에 불합격한 13명에게 추가 합격을 즉시 통보해 2차 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육군 및 공군사관학교는 당시 추가적인 조치 없이 선발 전형을 끝내버렸고 이에 43명이 억울하게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에 따르면 당시 육군과 공군 사관학교의 선발과장은 문항분석표에 있는 배점기준이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이같은 사실을 인지 것은 1년여 뒤인 지난달 9일에서였다. 당시 국방부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 요구 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를 인지했고, 지난달 14일부터 감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4개 사관학교가 도두 오류를 알고 있었지만 국방부까지 보고가 되지는 않았다.
국방부는 42명에 대해서는 1차 시험 합격 조치하고, 최종합격 대상이 되는 1명에 대해서는 최종합격 조치하는 한편 이들에게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을 실시할 계획이
국방부는 이러한 내용이 상부로 보고가 되지 않고 1년간 관련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이달 말까지 조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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