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1일) 전날 초대형 방사포를 성공적으로 시험 사격했으며 실전배치 능력이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초대형 방사포는 지난 8월 24일과 9월 10일에 이어 지난달 31일 등 세 차례 공개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번 세 번째 시험 사격은 1, 2차 발사 때 드러난 불완전한 비행성능과 연속발사 체계를 상당히 보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3차 시험사격을 "연속사격체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뒀다"면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3차 테스트 성공을 계기로 실전배치를 위한 양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됩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부터 6개월여 사이에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신형 단거리미사일, 대구경 조종방사포, 에이테킴스급의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 단거리 4종 세트를 공개적으로 시험 사격해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 초대형 방사포 발사간격 17→19→3분으로 단축
북한은 이번 3차 시험사격이 연속 사격체계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초대형 방사포는 1차 함남 선덕비행장 활주로에서 이뤄진 시험 사격 때 17분 간격으로 2발이 날아갔습니다. 사거리는 350~400㎞, 고도 97㎞, 속도는 마하 6.5로 탐지됐습니다.
평남 개천비행장 인근 야지에서 이뤄진 2차 사격 때는 19분 간격으로 2발이 날아갔습니다. 군은 2발로 밝혔으나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발사관 3개의 덮개(캡)가 열려 있어 3발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발사 장소가 평남 순천비행장으로 추정된 이번 3차 시험은 3분 간격으로 2발이 발사됐습니다. 1차 17분, 2차 19분이던 발사 간격이 3차에서 3분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발사 간격 시간은 1, 2차 발사보다 3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었다"면서 "2차 발사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연발(연속)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시험사격을 통하여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으로써 초대형 방사포 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 목표나 지정된 목표 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군사연구소 류성엽 전문연구위원은 연발 사격에 필요한 안정성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11일 노동신문에서 '앞으로 연발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비교해 보면, 이번 북한 매체 보도에서는 '연속사격체계 안전성 검증'으로 서로 다른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이는 발사 간격을 고려할 때 아직 연발사격에 필요한 안정성 확보가 제한되어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한 상황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8월 24일 선덕비행장 활주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쐈을 때는 발사 충격에 대비해 6개의 안정기를 뒀습니다. 개천비행장 인근 야지에서 이뤄진 2차 발사 때는 발사 충격에 대비해 화염 구덩이를 팠고 지면에 안정기 패드까지 설치했습니다.
신종우 위원은 "중국의 대구경 다연장로켓의 발사 간격은 6초 이상이고, 2∼4개의 안정기를 설치하고 발사관의 간격도 있다"면서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발사관 간격이 좁고, 발사 충격에 따른 차체 흔들림으로 연속 발사가 제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3분 간격으로 2발 연속 발사는 성공했으나 야지 운용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4발 연속 발사와 야지 운용 능력 검증 발사 시험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구경이 600㎜급으로 추정되며, TEL은 4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차량형과 무한궤도형으로 고안됐습니다. 외형상 방사포지만, 실제 단거리 탄도미사일 급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북한의 방사포는 연속 사격이 가능해 대량 살상능력을 가진 무기로 꼽힙니다. 122·240·300㎜ 등이 실전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중 240㎜ 방사포는 분당 40여 발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170㎜ 자주포·240㎜ 방사포) 330여 문이 동시에 포문을 열면 1시간당 2만5천여 발이 날아와 서울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가량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군은 분석합니다.
◇ 단거리 4종 세트 곧 실전배치…軍 요격능력은?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KN-23과 대구경 조종방사포, 에이테킴스급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 단거리 4종 세트를 조만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지난달 2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도 3천t급 규모의 잠수함이 건조되는 대로 탑재될 전망입니다. 잠수함이 기동할 수 있는 어느 곳에서도 발사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로 꼽힙니다.
신형 단거리 4종 세트와 SLBM을 동시에 운용할 경우 현재 구축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완전 제압이 어려울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북한은 이번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 "최근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적의 위협적인 모든 움직임들을 억제하고 제거하기 위한 조선인민군의 핵심무기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종 단거리 4종 세트가 북한군의 '핵심무기'로 역할을 할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이 5월 4일 처음 발사한 전술유도무기는 작년 2월 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차량과 탑재된 미사일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닮아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지칭했습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비행거리가 최대 500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체연료 용량에 따라 사거리는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쏠 경우 중부권 이남까지도 타격권에 들어갑니다.
하강하는 과정에서 급강하한 후 수평비행을 하고, 이후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복잡한 비행 궤적을 보여 전술적 측면에서 유용하게 동원될 수 있는 미사일로 꼽힙니다. 우리 군의 최대 사거리 40여㎞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는 요격하기 어려운 무기입니다.
5월 31일과 8월 2일 잇달아 발사된 대구경 조종방사포의 구경은 400㎜ 이상으로 추정되고, 발사관은 '2열 6개'로 관측됩니다. 중국의 400㎜급 방사포인 WS-2D 발사차량과 매우 유사합니다.
북한 매체가 설명한 대구경방사포의 핵심 기능을 보면, 방사포탄이 정점고도에서 하강하면서 일부 수평 및 변칙기동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러시아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의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동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8월 10일과 16일 발사한 신형 전술지대지 미사일은 동체가 '에이태킴스'(ATACMS·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유사합니다. 최대사거리는 500㎞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목표물 상공에서 자탄(子彈)이 분산되는 형태로 개발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군에 배치된 에이태킴스는 950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개발한 단거리 세트는 스커드-B/C 계열의 미사일을 대체해 개발됐습니다. 스커드 계열은 액체 연료를 사용해 연료 주입 시간이 있어야 하는 등 미사일방어(MD)체계 기술이 고도화되는 시기에는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떨어집니다.
북한의 신형 단거리 세트는 모두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고체 연료는 따로 연료 충전 시간이 필요 없어 신속 발사가 가능합니다. 미사일방어체계로 요격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군은 작전 배치된 PAC-2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도입할 PAC-3 MSE(Missile Segment Enhancement) 요격탄으로 북한의 단거리 세트를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형태의 미사일과 관련해 저고도에서 풀업(pull-up·하강단계서 상승) 기동을 해서 요격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우리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에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군은 기존 배치한 패트리엇 발사체계를 개량하는 사업도 진행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와 패트리엇,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요격고도 50~60여㎞) 등으로 KAMD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