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빠지라던 北, 이제는 美더러 간섭말라?

비핵화 협상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며 남측을 향해 "빠지라"고 강조해온 북한이 돌연 미국이 남북문제에 간섭하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여 주목된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23일 미국이 남북문제에 간섭하고 있다면서 "강도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북남관계를 핵문제에 종속?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는 글에서 "최근 미국이 북남관계 진전이 '북핵문제' 진전과 분리될 수 없다고 또다시 을러메면서 남조선 당국을 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 내부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이 민족의 존엄과 이익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은 저들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착각하지 말고 더이상 우리 민족의 공분을 사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아리는 "북남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일 때마다 속도조절을 운운하며 북남관계를 조미관계에 종속시켜야 한다고 떠들어대던 미국이 나선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저들의 '승인'이 없이는 북남관계가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남측을 향해서는 '민족공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한국 외교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거론하며 남측이 대북정책의 '국제적 공조'를 명목으로 남북 간 불신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은 겨레와 국제사회 앞에 확약한 북남관계 문제들에 대해 의무를 이행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세의 눈치를 보며 외세의 지령하에 움직이고 있다"며 사대적 근성과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공조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