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고심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등 국회의 절차를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만 남겨둔 상황이지만,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는 향후 국정운영과 정기국회, 나아가 총선을 앞둔 정국의 향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일단 민주당으로서는 조 후보자가 사법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서 임명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일관된 기조를 보여왔으나, 추석을 앞둔 민심 추이로 볼 때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히 우위인 데다 검찰이 배우자까지 기소하고 수사를 계속 확대하면서 '정치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은 오늘(8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조 후보자와 관련한 여론 동향을 점검하고 조 후보자 부인 정경심 씨에 대한 기소 등 검찰 수사에 대한 대책을 논의합니다.
당 지도부는 특히 이날 회의 결과를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에 전달할 것으로 점쳐져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주목됩니다.
현재까지 내부적으로는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일단 당 지도부 사이에선 '임명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와 물러설 경우 반환점을 돌아선 국정 동력에 중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데다 사법개혁에 대한 검찰의 '조직적 거부'가 확인된 만큼 임명철회는 고려하기 어렵다는 것이 당 지도부의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어제(7일) 논평에서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조속히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 법무부와 검찰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국민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사법개혁을 완결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해식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의) 임명 기류에서 변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이미 상황이 조국 개인에 대한 임명 여부를 넘어섰다며 임명 강행에 따른 여론 역풍을 비롯해 총선까지 이어지는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든 여권과 검찰 간 대치는 더욱 격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입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채 여전히 '전횡'을 일삼는 검찰 조직을 손보지 않으면 '균형과 견제'의 민주주의 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검찰개혁 논의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 당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특히 과거 검찰 수사를 받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상황과 현재를 비교하며 검찰개혁의 의지를 다잡는 분위기가 특히 강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논란을 집중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 7일 밤 한 방송사가 조 후보자 부인의 개인용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며 "검찰이 흘리지 않고서야 언론에 보도될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의 바닥에 떨어진 도덕성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정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정 교수의 기소와 관련 "항간에 나온 피의자에 유리한 증거에 대한 검토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며 "정치검찰은 고사하고 그 실력이 한심하다"고 썼습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기소는 굉장히 의도적이었다'며 "이번 사태를 보며 검찰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피소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기소를 촉구했습니다.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
다른 의원도 "이렇게 된 상황에서 한국당에 대한 패스트트랙 수사도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야당 의원들도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