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지난 31일 서울 종로 사직공원 앞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총공세'에 나섰다. 조 후보자 사퇴 촉구와 함께 각종 현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한 한국당의 장외집회는 지난 24일 서울과 30일 부산에 이어 세 번째다.
선봉에는 황교안 대표가 나섰다. 황 대표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거론하며 "이 정권은 수사대상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사람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내세우더니 이제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 수사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조국의 아들·딸은 특권을 통해 남들이 받지 못하는 것을 다 누렸다"며 "우리 아들·딸이 보면 가슴이 찢어질 일"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이 조 후보자 가족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 후보자 가족이 빠진 맹탕 청문회는 할 수 없다"며 "청문회 일정을 뒤로 미루고 조 후보자 가족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 진짜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의혹 외에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 청와대의 미군기지 조기 반환 추진 등을 엮어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황 대표는 국회 정개특위에서 여당 주도로 선거법 개정안이 의결된 것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어떻게든지 정의당을 끌어들이려고 정의당 마음에 드는 선거법 통과를 추진한 것"이라며 "이런 정권은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는 무너졌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으며, 안보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를 '한심한 정권' '희한한 정권' '잘못된 정권' '실패한 정권'이라고 규정한 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도 청와대의 미군기지 조기 반환 추진,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을 언급하며 "이 정부는 대놓고 한미동맹을 파기하겠다고 한다"며 "동맹은 생명줄로, 이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지층 결집을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집회를 마친 뒤 경복궁역부터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하며 '조국은 사퇴하라' '압수수색 피아?가 법무부 장관 웬 말이냐' 등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은 오는 7일에도 서울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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