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미사일도 안 쏘고 대화도 하겠다" 이렇게 밝혔었죠.
그런데 북한이 또 도발에 나섰습니다.
당장 대화에 임하지 않은 채 미사일 발사에 나선 북한의 속내는 무엇인지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북한이 미사일을 쏜 시점이 참 묘하지 않습니까, 지소미아 종료 발표 직후인데 일본 방위상 말대로 한미일 정보 공유의 틈을 노린 도발일까요?
【 기자 】
시점상 그리 보일 순 있지만, 그게 도발의 주요 목적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미사일을 한 번 쏘는데도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재원이 부족한 북한은 정치적 효과뿐 아니라 내부 선전과 기술적 부분까지 고려합니다.
때문에, 다른 설명이 더 설득력을 얻습니다.
먼저, 지금 북한이 이달 말까지 하계 군사 훈련 중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여름 훈련을 하는 김에, 그동안 개발해 온 새로운 무기 개발을 위한 시험 발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비핵화다 뭐다 해서 군부가 힘이 빠졌는데, 내일이 마침 북한 선군절, 즉 군부를 위한 날인 만큼 군부에 힘을 실어주는 내부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독재체제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모든 걸 다 하는 건 아니니까요.
【 질문 2 】
그러고 보니 곧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미사일을 쏴버리면 이게 당장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데 북한도 그걸 알고 있을 텐데요?
【 기자 】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미 협상을 하면서 무기 개발을 위해서 미사일을 쏘고 군사 훈련을 할 순 없으니,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하려는 겁니다.
북한 협상을 담당하는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했다 돌아간 다음 날 쐈다는 것도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 주 29일 우리로 치면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엽니다.
여기에서 내부 입장 정리를 끝낸 뒤 9월 초에나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북한의 도발 의도는 그렇다 쳐도,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군사 공백이 정말 생기는 건 아닌가 우려가 있는데요.
일본이 10여 분 먼저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발표했는데 이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기자 】
발표시간이 빨랐다고 해서 정보력이 앞선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군사 전문가 분석 먼저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동엽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지소미아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있다고 해서 한일 간 대단한 정보 교류가 있고, 없다고 해서 안 되는 게 아니거든요."
물론 일본은, 우리에게 없는 정찰위성도 있고 이지스함도 많고 레이더도 좋습니다.
때문에 일본 정보를 참고해서 얼마 전 북한 미사일 사거리를 조정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북한에 가까워 우리가 보다 디테일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고, 특히 각종 탐지 장비 외에도 휴민트 등을 통한 한국 정보의 정확성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정리해 말씀드리면, 서로 도움은 되겠지만, 결정적이라던가 없으면 안 된다거나 하는 정도까지는 아닌 겁니다.
【 질문 4 】
그럼 결국 지소미아 협정은 미국의 큰 그림때문이라는 결론이 되는 듯합니다.
미국이 원했던 협정이었다던데, 마침 오늘 트럼프 대통령도 지소미아 종료를 지켜보겠다고 했다던가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여전히 '별거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지소미아에 대해선 여운을 남겼는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아베 총리는 신사에다가 아주 좋은 제 친구죠, 곧 만납니다. (지소미아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좋은 친구인 만큼, 한번 지켜봅시다."
어제 미 국무부가 "실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단단히 오해하는 것 같다"고 동맹국에게 이례적으로 수위 높게 비판했던 것과 좀 다르죠.
일단 북한과의 협상을 앞두고, 지소미아 고집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소미아 실제종료는 11월인 만큼 그때까지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소미아.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은 11월 하순에 종료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한-미 동맹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뉴스추적 주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