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1일) 전날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 사격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한미의 분석과는 다른 것입니다.
지난달 31일 쏜 2발의 발사체를 놓고 북한 발표와 한미 군 당국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겁니다. 북한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한미는 신형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오인한 셈입니다.
대북 정보수집 및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섣불리 판단해 오히려 북한 측에 대남 비난의 빌미까지 제공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북한이 발표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는 300㎜(KN-09) 또는 유도 장치를 달고 사거리를 연장한 개량형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WS-2 다연장로켓과 유사한 400㎜ 방사포일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300㎜ 신형 방사포는 사거리가 최대 200㎞로 추정돼,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권에 들어갑니다. 이를 개량해 사거리를 연장했다면 계룡대 이남까지도 방사포 타격권에 포함됩니다.
북한이 현재까지 시험 사격과 관련한 사진을 공개하지 않아 그 실체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한미가 탄도미사일 특성을 보였다고 평가한 점으로 미뤄 보통의 300㎜ 방사포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통상 300㎜ 방사포는 고도가 50㎞에 달하는 데 이번 2발은 그보다 낮은 30여㎞에 그쳤습니다.
합참도 전날 2발에 대해 정점고도가 과거와 비교해 낮은 상태로, 비행거리도 240∼330여㎞로 7월 25일과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또는 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초기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한미 정보 및 군 당국의 융합분석 결과에 따라 비행거리 250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수정됐습니다.
이에 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추가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북 상황과 관련해 신중하고 정확한 판단 및 평가에 앞서 군 당국이 언론발표를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대북 정보는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판단 및 평가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한국군은 대북 정찰위성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대북 영상 및 위성정보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수집·판단하는 대북 정보도 많지만, 핵과 미사일에 관한 정보는 절대적으로 미국의 손을 빌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군 당국이 섣부른 발표로 망신을 당한 사례가 최근 몇차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1일 새 떼를 정체불명 항적으로 오인해 KF-16 전투기 여러 대를 띄워 작전에 나선 사실을 즉각 발표했습니다.
당시 북한군 헬기 또는 무인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군 통신망을 이용해 북한에 우발적 충돌방지를 요구하는 전화 통지문까지 발송했습니다.
지난달 17일에도 서해 행담도
결과적으로 이 물체는 '어망 부표'로 확인되어 5시간 만에 '오인 신고'로 결론 났습니다. 해당 지역은 수심이 낮아 북한 잠수함이 활동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군은 잘 알고 있을 터인데, 발표를 서두르다 국민에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