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증 난관·일본 경제보복'에 개각 폭 줄일까

이달 단행되는 개각의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가 후임자 검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가 맞물리는 등 변수가 계속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각 시기 역시 애초에는 5일∼6일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이보다 다소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개각에서 교체 대상으로 꼽혔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우 유임설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우 최근 발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여권의 한 중진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실장이 사실상 단수 후보로 검증을 받았지만, 최근 다시 후보군에서 멀어진 것으로 안다"고 기류를 전했습니다.

한 언론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사실상 내정됐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논문표절설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낙마한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청와대로서는 다시 후임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박 장관이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 장관도 지난달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잘 모르는 부분"이라면서도 "개인적 의견으로는 연말에도 간담회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유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여기에 더해 교체 대상으로 꼽혔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대해서도 유임설이 번지고 있습니다.

유 장관은 총선 출마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런 의사와 관계 없이 후임을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옵니다.

현재 후임 장관 후보군 중에서는 김태유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지만, 김 명예교수의 경우 2012년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공천을 신청한 점 등을 들어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권 내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일 복지부 장관에 더해 과기부 장관까지 유임하게 될 경우, 이번 개각에서 장관 교체는 박상기 법무·이개호 농림축산식품·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 3석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 '장관급'을 합쳐도 6∼7자리 '중폭개각'에 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역시 개각에 영향을 줄 중요한 변수로 꼽힙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아 각 부처가 질서정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처 수장들을 대폭 교체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개각 시기 역시 지연될 수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 오늘 일본이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재 청와대와 정부는 관련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며 "개각 고민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도 "다음 주에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본발(發) 변수가 워낙 크다. 이 문제 대응에 총력을 다하다 보면 개각이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