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에서는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가 정당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됐습니다.
막대한 부실 덩어리를 속아서 살 뻔 했다는 의원들의 질의에, 구조조정을 전제로 인수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산업은행의 답변이 맞섰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는 과연 옳았는가.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리먼 측이 210억 달러 이상 분식된 장부를 근거로 인수가를 제시했고, 산업은행이 속아서 협상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산은이 제시한 60억 달러라는 가격은 회계법인의 실사도 없이 책정된 엉터리라고 몰아붙였습니다.
▶ 인터뷰 : 고승덕 / 한나라당 의원
- "회계법인은 자료에서 핵심정보를 제시하지 않아서 가격을 제시할 수 없었다고 한다. 엉터리 실사를 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자료로 청와대까지 속이려 했다."
산업은행 민유성 총재는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인수 협상을 벌였기 때문에, 리먼 인수 시도는 옳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민유성 / 산업은행 총재
- "분식회계에 속은게 아니고, 아까 말씀하긴 내용 때문에 공개 매수를 거절했다. 굿뱅크 배드 뱅크를 제안한 것이다."
조윤선 의원도 민영화와 나아가 투자은행을 만들기에 앞서 산업은행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는게 급선무라며 리먼 인수 시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조윤선 / 한나라당 의원
- "국책은행에서 민영화됐을 때에도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점검해 보고, 체질 개선하지 않으면 인수자들이 평가하는데 감액 요소다."
민주당 의원들은 리먼 인수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 여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 인터뷰 : 신학용 / 민주당 의원
- "경제수석이랑은 두 번 얘기한 적 있다고 모두 해치우려고 하는데, 청와대 지시 없이 자신있게 밀어붙일 수 있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산은 민영화법을 통과시켜 세계 정상급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리먼 인수 시도를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동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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