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경기도 성남 소재 군공항인 서울공항을 일반공항으로 전환하자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성남시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공항 이전촉구 성남시민 대책위원회(이하 서울공항이전대책위)는 30일 박 시장에게 "민항기 유치 발언을 취소하고 성남시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 도중 "서울공항을 민수용(민간공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공항은 지금 전세계가 1년에 몇 편 뜨지 않는다. 항공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구 2500만명이 있는 수도권에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2곳이 전부"라면서 "성남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해 수도권내 수요 대비 부족한 공항 증설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의 연간 관광객 수가 중국의 사드 한파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어 "서울은 제조업 분야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어 관광, 전시·컨벤션산업, K-팝 등 한류로 살아야 하는데 서울공항이 민수용으로 전환되면 서울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성남시민들은 박 시장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서울공항이전대책위는 박 시장 발언과 관련해 "그동안 성남시민이 서울공항으로 인해 겪은 고도제한, 소음피해, 지역발전저해 등은 아랑곳 없이 지극히 서울중심주의적인 망언"이라면서 "박 시장은 망언을 취소하고 성남시민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서울공항이전대책위는 "기왕 논란이 된 참에 손톱밑 가시같은 서울공항 폐쇄·이전을 공론화 과정을 통해 풀어내겠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경기도와 성남시에 서울공항 폐쇄·이전을 위한 공동대책 수립을 요구한 뒤 성남시민을 향해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공동행동에
박 시장의 주장대로 서울공항이 일반공항으로 전환되면 현재 유일하게 서울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김포국제공항의 역할과 위상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이번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김포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성남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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