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협상에 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강경 모드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출범한 이인영 원내지도부는 패스트트랙 갈등을 봉합하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국회 복귀 명분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유감 표명, '재해 플러스알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이 거론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5월 임시국회 소집, 오는 27일 정부 추경안 시정연설, 다음 달 12일까지 추경안 처리라는 내부 시간표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민주당 내 기류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1일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에서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들을 제시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선을 넘었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급기야 이튿날인 어제(22일)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와 사과, 고소·고발 철회 수용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정했습니다.
의원들은 의총에서 한목소리로 '국회 정상화 부담을 버리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 '시간에 얽매여 원칙과 명분을 잃지 말자'며 원내지도부에 '원칙적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향후 한국당과의 협상에 이전보다 다소 강경하게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민주당은 재난 대응 및 민생경제를 위한 추경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 한국당이 장외투쟁으로 '민생 방기'를 한다는 점 등을 부각하며 '한국당 고립작전'을 함께 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 스스로 장외투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여론의 여풍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국회로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입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오늘(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협상에서 원칙을 고수하며 강하게 나갈 것"이라며 "한국당의 요구사항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회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국민들은 한국당에 분노할 것"이라며 "재난 피해 지역인 강원·경북 주민들을 중심으로 추경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추경안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점은 집권여당으로서 큰 부담인 만큼 한국당과 협상에 적극 나설 방침입니다.
또 다른 원내지도부 의원은 "현재로서는 국회가 5월에 정상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적극적으로 야당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