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핵 파일 다시 열 필요없도록 할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두 번 다시 북한의 핵 파일을 열어볼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며 전임 정권의 비핵화 협상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밤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싱크탱크 클레어몬트 연구소 40주년 축하행사에서 참석해 연설하며 "우리가 북한과 했던 과거의 시도와 합의들은 단지 더 많은 북한의 핵과 미국의 외교적 실패를 낳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과거 행정부에서 실현된 북한 비핵화 합의가 핵개발 시간만 벌어줬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북한 미사일 실험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대화의지를 이어가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재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나는 여러분 모두가 이것(북한 비핵화)이 심각한 일이라는 걸 알길 원한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조하며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이것이 이 세계의 최상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걸 납득시키는 데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로 하여금 그(북핵의) 위험을 인식하고 북한이 더 밝은 미래를 갖도록 돕는 작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우리의 노력은 행정부가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비핵화에 국제 공조가 중요함을 역설하며 최근 북한과 결속을 도모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견제의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거론하며 "나는 데니스 로드먼보다도 김 위원장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게이츠는 12일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그들은 최소한 어느 정도의 적당한 핵 능력을 갖추는 것이 국가 생존과 김씨 왕조의 생존에 필수적으로 생각한다"며 "북한이 결코 완전히 비핵화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3명의 전임 대통령이 재직한 지난 25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손을 내밀고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한 것은 분명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