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 공조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새롭게 선출된 유성엽 신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제대로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어설픈 선거제 개혁 법안은 처리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미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후폭풍으로 원내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등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평화당까지 흔들리면서 여야 4당의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모습이다.
13일 유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안 대로라면 (본회의) 표결에 부칠 때 부결시켜야 한다"며 "최대한 각 당 합의를 이끌어내 의석수를 316~317석으로 늘려서 지역구 의석 축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28석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28석 늘리는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합의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이다. 그는 "한국당까지 들어오는 합의의 장에서 제대로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특히 지방 중소도시 의석이 축소되지 않거나 최소화 되는 방향으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의원 세비는 동결해도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런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견발표에서도 "우리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 지역구 7석 축소가 불가피한 선거제 처리에 절대 반대한다"며 "잘못된 합의를 원점으로 돌려서 분권형 개헌과 완벽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그게 안되면 선거제 개혁은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다.
유 원내대표는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도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연연하기 보다, 공동이 아닌 제대로 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견발표에서도 "정의당과의 교섭단체는 내년 총선에서 자살골이자 죽는 길로 결코 가서는 안될 길"이라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평화당 중심의 제3지대 신당을 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면 다른 방식의 제 3지대 창출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며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다음 총선에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모두 전멸할 수밖에 없어서 (신당이) 올
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과반표를 획득해 황주홍 의원을 제치고 원내 사령탑으로 당선됐다. 당초 평화당은 천정배 의원을 합의추대 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천 의원이 고사하면서 경선으로 새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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