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신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고, 재킷 상의가 구겨진 뒷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전용차에서 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맞이합니다.
미소를 띄며 반갑게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이지만, 어딘가 어색해 보입니다.
양국 정상 모두가 약속 시간을 어긴 탓입니다.
평소 '지각대장'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이 30분 늦었지만, 김 위원장이 1시간을 지각하며 오히려 푸틴 대통령을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급히 회담장으로 온 듯, 김 위원장 상의의 구겨진 뒷부분도 적나라하게 노출됐습니다.
정상 회담에 돌입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여유가 돋보였습니다.
▶ 인터뷰 :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저는 지난 2000년 평양을 방문한 바 있고,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반도 정세 해결에 우리가 좋은 해법을 찾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시종 자세를 고쳐 앉는가 하면, 긴장한 듯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연구해나가는 데서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국정상은 단독회담에 이어 확대회담까지 3시간 넘게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확대회담 때 북측은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3명이 참석했지만, 러시아 측은 9명이 배석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좌충우돌 첫 정상회담을 가진 두 '스트롱맨'은 이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선 관계를 다졌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