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회에선 2기 내각을 구성할 7명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청문회 전부터 온갖 의혹이 쏟아지는 건 익숙한 풍경입니다만,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7명 중 단 한 명도 '저 자리에 갈 만하다' 할 인물이 없다는 말이 쏟아진다는 거죠.
정치부 박유영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박 기자, 야당 중에 특히 자유한국당은 7명 모두 부적격하다는 거죠? 그중에서도 '절대 불가'로 콕 찝은 후보자들을 짚어볼까요.
【 기자 】
한국당이 꼽은 낙마 1순위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박 후보자가 야당 시절에 별명이 저격수였잖습니까.
그럴 정도로 당시엔 청문회 자료를 혹독하게 요구해놓고 정작 본인은 없다, 못 낸다며 거부해서 아예 검증을 못 하겠단 건데요.
실제로 박 후보자는, 남편과 아들 관련 자료는 개인정보보호 등 이유로 제출을 거부한 게 꽤 있는데요.
한국당은 박 후보자 낙마는 당연하고, 2013년 황교안 당시 법무장관과 식사했다며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신고해놓고, 사실은 지역구 주민과 먹었던 점 등 각종 의혹을 모아서 다음 주 초 검찰 고발하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한국당발 낙마 2순위는 막말 논란에 휩싸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천안함 폭침은 '우발적 사건'이다,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은 통과 의례였다 라고 하는 등
아무리 학자 소신이었다고 해도 이념 편향적이다, 대북관에 문제가 있다는 게 한국당 판단입니다.
물론 다른 5명의 후보자도 지금껏 나온 의혹만으로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질문2 】
그렇군요.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정의당의 데스노트'란 말이 있잖습니까? 정의당이 "이 사람은 안 된다"고 하면 여지없이 장관 임명이 안 된다는 건데, 다른 야당은 어떻습니까?
【 기자 】
이번에 정의당이 문제를 삼은 건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최 후보자는 서울 잠실 아파트와 경기 분당 아파트, 세종시 펜트하우스로 20억 원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나왔죠.
집값을 잡아야 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정작 본인은 오른 집값으로 주머니를 채운 걸 과연 국민이 납득하겠냐 하는 겁니다.
바른미래당은 김연철, 박영선 후보자와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민주평화당은 조동호 후보자를 꼽았습니다.
【 질문3 】
얼른 봐도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군요. 자 그럼 더불어민주당 쪽도 자세히 살펴볼까요? 아무리 여당이어도 덮고 가기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네요.
【 기자 】
맞습니다. 민주당 안에서도 1~2명은 어렵겠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어제(29일) 지도부 회의에서 의미심장한 언급이 있었는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국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있는 후보들도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봐도 좀 심했다, 하는 거겠죠. 그렇다면 여당이 포기한 대상은 누구냐, 우선 조동호 후보자가 꼽힙니다.
▶ 인터뷰 : 박성중 / 자유한국당 의원(지난 27일 청문회) - "포르쉐 같은 좋은 차를 타고 월세 240만 원짜리 아파트에 살고, 장관 후보자 아들이란 사람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지게 '황제유학'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 인터뷰 : 조동호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난 27일 청문회) - "그거 뭐 자녀 지원에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문회 자리에서 아들 황제유학에 외유성 출장까지 각종 의혹이 쏟아져도 조 후보자가 "좌우간 아니다"라고만 하자, 여당 쪽에서 충고 아닌 충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7일 청문회)
- "하루만 적당히 버티면 된다 이렇게 생각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과연 감당할 수 있는 자리인가 생각해보시면 좋겠다…."
【 질문4 】
말 속에 뼈가 있네요. 여당에서 고개를 젓는 인물, 또 있다고 하죠?
【 기자 】
아무래도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런 차원에서 다주택자 논란에 휩싸인 최정호 후보자가 '좀 어렵지 않겠냐'는 말이 여당에서도 나옵니다.
최 후보자 주택 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된 건 바로 세종시에 있는 펜트하우스인데요.
저희 MBN이 전해 드렸습니다만, 자격요건 상 은퇴를 앞둔 공무원들은 이 펜트하우스를 특별 공급받을 수 없는데 최 후보자가 분양받았거든요.
지금 이 복층 펜트하우스에 붙은 프리미엄만 10억 원 가까이 됩니다.
당시 국토부 차관이었던 최 후보자가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 하는 논란이 나옵니다.
특히 청와대도 여당이 부담스러워하는 인물은 그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런 점 때문에 이 두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 질문5 】
부동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 와중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 때문에 사퇴를 했어요. 청와대가 얼굴을 못 들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 기자 】
이틀 전 재산이 공개된 뒤 하루만이었죠.
바로 어제(29일) 김의겸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매입한 건물의 위치와 사게 된 경위, 시점 모든 게 논란이 됐습니다.
김 대변인은 서울 흑석동 재개발 지역 2층짜리 건물을 은행에서 10억 원을 빌려 25억 7천만 원에 샀는데요.
그런데 언제 샀느냐, 정부가 투기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집값 잡기에 올인하던 지난해 7월에 매입했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허탈감, 일종의 배신감까지 들 수밖에 없는데요.
여당이 발 빠르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청와대에 당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김 대변인이 물러나긴 했지만, 10억 원을 빌린 은행이 김 대변인의 고교 후배가 지점장으로 있던 곳이어서 특혜 대출 아니냐, 이런 의혹도 새롭게 나오고 있거든요.
장관 후보자 전원 논란에, 청와대의 인사 책임론에, 거기다 청와대 대변인의 투기 의혹까지 겹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인사가 만사"라는 정치 격언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이쯤되니 청와대의 인사 검증 라인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그럼 다 알고도 강행한 건지, 아니면 사람이 그렇게도 없는지,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국민 상식에만 따라도 별 문제 없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저 뿐만은 아닐 겁니다.
뉴스추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