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광주를 방문한 전두환 씨의 하루는 녹록지 않았습니다.
휴게소에서는 화장실도 못 들르는 굴욕을 맛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응급실에서 진료도 받았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재판을 받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자택 앞에서 차량에 오르는 전두환 씨.
광주로 향하던 전 씨는 화장실에 가려는 듯 휴게소에 멈춰섭니다.
하지만 이내 모여든 시민과 취재진에 발길이 막혀 도로 차에 타야 했습니다.
서울부터 광주까지 시속 150km 이상으로 달려 법원에 도착한 전 씨는 잔뜩 짜증이 난 상태였습니다.
▶ 인터뷰 : 전두환 / 피고인
-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 "이거 왜 이래!"
5·18 이후 19번째 광주를 방문한 전 씨는 광주지방법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약 1시간 20분 동안 재판을 받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귀가 차량에 오르면서도 몰려든 인파에 한 걸음 떼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광주시민들의 고성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습니다.
귀가 도중에는 갑자기 응급실에 들러 30분 정도 진료를 받았습니다.
부축을 받거나 특별히 불편한 곳이 있는 것 같은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녁 8시 50분쯤, 전 씨는 집을 나선지 12시간이 넘어서야 피곤한 얼굴로 집에 도착했습니다.
전 씨의 이동 중에는 별도의 도로 통제 없이, 경찰 10여 명이 탄 차량들만 뒤따랐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조계홍 기자,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