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첫 국회인 3월 임시국회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갑니다.
여야는 내일(11일)부터 사흘간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3월 국회 일정을 시작합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나란히 연설에 나섭니다.
이어 19일부터 나흘간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등 4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합니다.
안건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오는 28일과 다음 달 5일 엽니다.
다만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를 맞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할 미세먼지 대책 관련 비쟁점법안 7개는 13일 본회의에서 먼저 처리합니다.
이를 위해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법안 심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8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고, 11일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여야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 대치'라는 변수에, 어렵사리 문 연 3월 국회가 삐걱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제 개혁과 각종 개혁 입법을 묶어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야 3당은 선거제 개혁을 위해, 여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등 사법개혁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개혁 입법을 위해 마련한 '고육지책'입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이 '선거제 개혁안을 10일까지 마련해 제출해 달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한국당이 시한을 지켜 안을 제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여야 4당은 이번 주 구체적인 선거제 개혁안과 패스트트랙에 함께 올릴 법안에 대해 본격 협의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1야당을 뺀 선거제 개혁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리겠다는 개혁 법안들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등 사법개혁안을 입맛대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당 차원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도 따로 구성했습니다.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1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공수처가 도입된다면 정치적 중립 유지는커녕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될 것"이라며 여권발 사법개혁 드라이브에 강공을 예고했습니다.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이나 장외투쟁까지 거론하며 패스트트랙을 총력 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단 '국회 보이콧' 없이 의사일정에 참여하며 공세를 펴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김태우·신재민 의혹'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여권발 각종 비위 의혹을 관련 상임위에서 파헤치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핵 담판 결렬에 따른 책임을 정부·여당에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의 반발은 '어불성설'이라며 맞섭니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선거법, 사법개혁안 등 촛불 민심이 원한 개혁과제에 대해 한국당이 대안 제시도 하지 않고 논의에도 응하지 않아 여야 4당은 절박한 심정으로 패스트트랙에 올리려는 것"이라며 "이런 법안들의 논의를 막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쏘아붙였습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국민도 참을 만큼 참았고 여야 4당도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당리당략의 얄팍한 계산으로 몽니를 부릴 거면 국민 앞에 정치 개혁을 반대한다고 솔직한 고백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처럼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강경 대치 때문에 3월 임시국회도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그래서 나옵니다.
13일 처리 예정인 미세먼지 관련 법안 이외에도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탄력근로제 보완 입법, 최저임금법, 체육계 폭력 근절법, 임세원법(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난 8일 7개 부처를 대상으로 개각이 이뤄진 만큼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열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1월과 2월을 사실상 '폐업'으로 흘려보낸 국회가 3월 역시 파행으로 시간을 보내며 사실상 '개점휴업'한다면 여야 모두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