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성산구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각 정당들은 일찌감치 지도부 차원에서 창원을 찾아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들은 진보성향이 강한 이 지역에서 승리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지역구를 반드시 수성하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정당별 후보들이 확정되면서 경쟁 구도도 윤곽을 드러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민호 창원 성산 지역위원장, 한국당은 강기윤 전 의원, 바른미래당은 이재환 부대변인을 각각 내세웠다. 정의당은 여영국 경남도당 위원장, 민중당은 손석형 창원시당 위원장을 후보로 냈다.
6일 바른미래당은 창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창원 성산 보궐선거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오는 12일 선거대책본부 발족식, 후보자 사무실 개소식을 열고 창원 성산 게릴라 토크 콘서트도 개최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탈원전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창원 경제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며 "이번 재보궐 선거가 창원 지역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기득권 양당에 경고의 신호를 보내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이 정의당에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것을 겨냥해 "정치적 이합집산을 꾀하면서 오직 당선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후보단일화와 같은 정치공학적인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지난주부터 창원 시내에 아파트를 얻어 현지에 머무르며 이재환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한국당은 전날 황교안 대표가 김해 봉하마을에 이어 늦은 시간 창원 반송시장을 방문하면서 선거열기를 뜨겁게 했다. 정치 신인인 황 대표로선 이번 재보궐선거가 리더십을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이 지역 거주자 중 창원공단 근로자 비율이 높아 진보성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수의 텃밭인 영남지역이기도 해 승부를 걸어 볼 만하다. 현재 정미경 최고위원이 창원에 상주하며 강기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2016년 20대 총선까지 다섯 차례 총선에서 창원 성산 선거는 한국당 계열이 두 번, 정의당 계열이 세 번 승리했다.
정의당은 이 대표가 지난달 중순부터 창원에 오피스텔을 얻어 상주하는 것은 물론, 5일 창원에 제2당사를 세웠다. 이 대표는 제2당사 현판식에서 "창원 성산 보궐선거는 노회찬 정신 계승이냐, 감옥에 간 박근혜의 복권이냐를 다투는 선거"라며 "이 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 5·18 망언과 탄핵부정이라는 역사의 퇴행을 막겠다"고 결연히 각오를 다졌다.
승부의 최대 변수는 범 진보 진영 후보의 단일화다. 앞서 권민호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정의당·민중당 3당 후보가 모두 참여하는 '3자 원샷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가능성이 커졌다. 정의당은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민중당은 민중당·정의당 간 2자 후보 단일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앞으로의 협상에 관심이 쏠린다.
또다른 보궐선거지역인 경남 통영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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