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하노이 롯데센터에 마련된 MBN 상황실 연결해서, 갑작스럽게 진행됐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기자회견 뒷얘기와 회담 결렬 이유,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들어보겠습니다.
정광재 앵커 전해주시죠!
【 정광재 앵커 】
MBN 하노이 상황실입니다.
하노이에 모인 기자들은 회담 기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회담 결렬에, 또 어젯밤에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개최하면서 술렁였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어젯밤 리 외무상 기자회견이 열렸을 때 우리 취재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 답변 】
트럼프 미 대통령 기자회견 뒤 북한도 뭔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걸 자정에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북한이 베트남 외교부에 자국 숙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싶으니 기자들을 불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들이 헐레벌떡 오면서 미처 제시간이 도착하지 못한 언론사도 많았고, 북한 측이 또 온 기자들을 전부 다 회견장에 들여보낸 것도 아니어서 일부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사실 기자회견을 이런 식으로 개최하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폐쇄적인 북한 만의 특성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질문 2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생각이 담겼다고 봐야겠죠?
【 답변 】
북한 체제 특성상 당연히 김 위원장의 뜻이라고 봐야 되고요, 자정이라는 시간도 주목해봐야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한 뒤 떠나고 북한도 이제 반박을 해야 하는데, 이걸 다음 날까지 끌고 가면 김 위원장이 미국에 지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심야에도 불구하고 기습 회견을 한 것 같고요.
그리고 기자회견을 한 시간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를 떠나 중간 기착기인 미 알래스카에 도착하기 딱 1시간 전이었거든요, 이 점도 충분히 의도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 질문 3 】
이제, 미국과 북한 두 나라 모두 협상 결렬에 대한 이유를 밝히면서 왜 공동 합의문 작성에 실패했는지 명확해 진 것 같아요.
【 답변 】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해제해달라고 했던 조항이 뭔지 일부 이야기했습니다. 2270호와 2375중 일부인데요.
우선 2270호만 보면 2016년 유엔에서 체결된 제재인데요, 항목이 많습니다. 북한산 광물과 원유 거래 제재, 금융 제재와 운송 봉쇄, 일부 기관 및 개인의 해외 활동 제재가 포함됐습니다.
최 부상은 이 중 민생과 관련된 일부라고 표현했는데 그래서 추측컨데, 개인의 해외 금융거래를 풀어달라 혹은 운송 봉쇄를 풀어달라는 정도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 조항을 민생 관련이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은 이게 또 무기 조달에 악용될 수 있거든요, 이 정도면 다 풀어달라는 거냐 라고 생각했고 여기서 견해차가 컸다고 보여집니다.
【 질문 4 】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게 북한이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제재'를 풀어달라고 했는데, '민수'와 '민생'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 기자 】
북한이 말하는 '민수경제'는 '군수경제'와 대비해서 사용하는 개념인데요.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북한은 군수경제에 대부분의 자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민수경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는,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경공업 생산과 관련한 경제 활동을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군사력 증강과 관련이 없는 제재는 풀어달라는 거죠.
반면에, 민생은 우리와 큰 차이 없이 의식주 전반의 살림살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질문 5 】
관심은 이제 북한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 인가죠. 문재인 대통령이 또 한 번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 답변 】
이번 협상 결렬로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습니다.
지난번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 판이 깨질 위기에 있을 때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었는데요.
이번에도 미국과 북한을 상대로 물밑 작업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양측의 간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확인된 상태에서 대미 전략이 급한 김 위원장이 상반기에 남측을 답방할 수 있을 지 미지수여서 중재 성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정광재 앵커 】
이제 현지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 몰렸던 취재진도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분주한 모습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노이 역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이전의 평온과 여유로움을 찾았습니다.
저희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현장 소식 발 빠르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