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지 11시간 만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북한 주장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 앞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에 전 세계 취재진이 거센 빗줄기를 뚫고 몰려들었습니다.
리 외무상은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는 대가로 5건의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며,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추가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는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이번 회담 결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의욕을 잃었다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최선희 / 북한 외무성 부상
-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이런 조미 거래에 대해서 좀 의욕을 잃지 않으시지 않았는가…. 이런 느낌을 제가 받았습니다."
북한 측 역시 미국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 재개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