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평화선언과 북한 핵시설의 일부 폐쇄를 맞교환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또 북한의 신속하고, 큼직한 비핵화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워싱턴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형오 기자
【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 질문 1】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선언과 북한의 일부 핵시설 폐쇄를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선언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는데요.
이 신문은 '평화협정과 (노벨)평화상, 북한이 트럼프를 유혹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시설 일부를 개방하고 해체하겠다는 북한의 약속과 평화선언을 교환하는 합의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 이유는, 보좌진이 북한 핵무기 제거를 위한 로드맵 타결을 희망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70년에 걸친 한반도에서의 전쟁에 종지부를 선언하는 데 더욱 애를 태우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평화선언의 대가는 북한의 추가 핵무기 실험과 생산 중지 약속, 사찰단에 핵시설을 개방하고 일부 시설을 폐쇄한다는 합의 등이 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망했습니다.
다른 미국 언론들도 이번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는데요.
워싱턴포스트는 회담이 가까워지면서 트럼프 정부가 볼턴이 이끄는 강경파와 폼페이오가 이끄는 대화파로 갈라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2】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3차 회담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지연 전략에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미 행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대북 압박 발언을 내놓기도 했죠?
【 기자 】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목표가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라며 위험을 상당히 줄였다는 것을 확신할 때까지 압박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미국민의 안전'을 거듭 거론하며 이를 위한 핵위협 감소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폼페이오는 또 지난 1989년 동독의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던 것을 거론하며 아무도 북한이 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그런 날이 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협상에 정통한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국자는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동결하는 문제를 우선순위 의제의 하나로 언급하며 북미 실무협상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또 점진적인 비핵화가 아닌, 매우 신속하고 큼직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며 북한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3】미국 의회 분위기는 여전히 회의적입니까?
【 기자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뿐 아니라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조차 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차 정상회담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상원 군사위 소속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의원도 계속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 진행 상황을 안보 관련 상임위에조차 설명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토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 이후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 의회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거친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MBN 뉴스 김형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