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갑작스럽게 제동을 걸면서 난항을 겪었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통 끝에 겨우 절충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협정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벌써 당장 내년도 분담금이 대폭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치부 김근희 기자와 뉴스추적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질문 1-1 】
김 기자, 우선 이 방위비 분담금이 정확히 어떤 의미입니까?
【 기자 】
우리나라에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데 돈이 들잖아요.
이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입니다.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부터 미군 기지 건설 비용까지 포함하게 됩니다.
【 질문 1-2 】
그런데 올해는 분담금이 결국 해를 넘겨서야 타결됐습니다.
이번에는 특히나 한미간 입장차가 컸는데 어떻게 합의점을 찾은 겁니까?
【 기자 】
가장 큰 배경은 역시 2차 북미 정상회담이었습니다.
2차 북미 회담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한미간 불협화음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양측 모두 부담이었던 거죠.
한미는 그동안 분담금 총액과 유효기간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는데요.
결국 서로 하나를 양보하고, 하나를 얻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습니다.
액수는 한국 입장을 반영해 미국 요구 기준보다 낮은 1조 389억 원으로, 유효기간은 미국이 주장했던 1년으로 매듭지은 겁니다..
【 질문 2 】
역시 가장 큰 관심은 결국 우리가 내야하는 분담금의 총액이었는데요.
이번에 역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어요.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 기자 】
사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당초 미국이 요구한 액수는 훨씬 더 높았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미측은 무려 12억 5천만 달러, 1조 4천억 원대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우리 측은 국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조 원은 넘을 수가 없다고 맞섰는데요.
그러자 미측이 최상부 지침이라며 12억 달러, 1조 3천억 원대는 분담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10억 달러, 1조 1천억 원 미만은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추가 협상을 통해 1조 389억으로 비교적 우리측 마지노선에 가깝게 타결된거죠.
외교부 당국자는 3백 억을 더 깎을 수 없었냐는 질문에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을 다한 결과라고 답했습니다.
【 질문 3 】
그렇다면 일본같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봤을 때 우리나라가 내는 분담금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기자 】
기본적으로 나라마다 주둔하는 미군 규모가 다를뿐더러, 세금 면제나 토지 매입 보상비 같은 지원금도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습니다.
다만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분담금 총액은 일본이 우리보다 5배 많지만 GDP 기준 분담금 비율은 한국 0.068%, 일본 0.064%, 독일 0.016%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수준인거죠.
여기에 한국이 주한미군에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혜택을 포함하면 오히려 한국이 일본보다 약간 높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 질문 4 】
그런데 이번 협정에서 액수만큼 쟁점이 됐던 것이 바로 유효기간이잖아요.
통상 3년이나 5년 단위인데 갑자기 미국에서 1년을 고집한 이유가 있습니까?
【 기자 】
미국이 액수를 줄이면서까지 포기하지 못한 것이 바로 1년 카드였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와 일본은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금액 책정 기준이나 지급 방식 등이 다른데요.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동맹국들에 통일된 분담금 기준을 만들어 거기에 따라 부담하게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마도 한국이 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가장 먼저 협상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질문 5 】
그렇다면 내년 분담금 협상은 이번보다 훨씬 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번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인상되는 것 아닙니까?
【 기자 】
결국 미국은 내년에 동맹국들에 전체적으로 인상된 새 기준을 적용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내년 1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걸린 대선이 예정돼있는데요.
트럼프 정부가 표심을 위해 동맹국들의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엔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가 서로 한발 물러서며 절충점을 찾아지만 내년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오늘 청와대도 비건 대표 소식을 전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향후 방위비 분담금이 한미 동맹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김근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