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건 대표가 방한하면서 이르면 내일 있을 북미 실무회담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협상 테이블에는 비건 대표의 새로운 카운터파트너인 북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가 나서게 되는데요.
어떤 인물인지 정치부 김근희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갑자기 김혁철이라는 생소한 인물이 등장했어요.
김혁철 전 대사가 언제부터 주목받은 겁니까?
【 기자 】
이 사진을 함께 보시죠.
지난달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입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대표 옆에 북측 인사들이 앉아있는데요.
김영철 부위원장 바로 옆이 박철 전 유엔 북한 대표부 참사관, 그 옆이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그리고 가장 안쪽 인물이 바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입니다.
며칠 뒤, 폼페이오 장관이 이 자리에서 비건 대표가 새로운 카운터파트너를 만났다고 말해 관심이 쏠렸는데요.
현지시각으로 지난 31일 비건 대표가 이 중 김혁철 전 대사가 자신의 카운터파트너라고 처음 공식적으로 밝힌 겁니다.
【 질문 2 】
김혁철 전 대사가 40대 중후반으로 알려졌는데요.
비건 대표가 63년생, 이도훈 본부장이 62년생으로 50대인 걸 고려하면 나이가 젊어요.
어떤 사람이에요?
【 기자 】
아무래도 북측 인사다 보니 공식적인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외교관 집안에서 태어난 금수저 출신이라고 하는데요.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외무성에 들어가 고속 승진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부터 스페인 주재 초대 북한 대사로 활동했는데 북한의 핵실험으로 2017년에 추방됐습니다.
우리 외교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현재는 우리 청와대와 같은 북한 국무위원회 소속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로 치면 40대에 해외에서 대사를 맡았다가 돌아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거죠.
【 질문 3 】
이렇게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할 정도면 어떤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요.
북한 외무성이 체계적으로 키운 인물이라고요?
【 기자 】
네, 김혁철 전 대사와 같이 일했던 태영호 전 공사의 평가입니다.
우리의 외교부 장차관급인, 리용호 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체계적으로 양성한 전략형 인물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에는 외교 전략을 짜는 정책부서인 9국이라고 있는데 김혁철 전 대사가 외무성에서 처음 들어간 부서가 여기라고 합니다.
이 때 9국을 담당한 리용호 외무상이 오랫동안 김 전 대사를 밑에 두고 키웠으며 김계관 1부상도 각별히 챙겼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 외무성에서 전략적으로 키운 인물이 북미 협상에 깜짝 등장한 거죠.
【 질문 4 】
그렇다면, 김혁철 전 대사가 등장한 의도를 눈여겨봐야겠는데요? 그게 뭘까요?
【 기자 】
김혁철 전 대사가 외교관이지만 핵 문제에 굉장히 해박하다고 합니다.
러시아, 중국 등에서 근무했기 때문인데 핵 전문용어는 물론 북한의 각종 미사일 사거리도 줄줄 외울 정도라고 합니다.
이번 북미 2차 정상회담은 상징적 의미가 컸던 1차 회담과 달리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북한이 실무회담에서부터 핵 전문가를 발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 질문 5 】
그런데 지난달 스웨덴에서는 비건 대표가 최선희 부상과 만나지 않았습니까.
그럼 앞으로 최선희 부상의 역할은 어떻게 되는 거죠?
【 기자 】
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선희에서 김혁철로 단순 교체한 것이 아니라 최선희와 김혁철 투트랙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즉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는 최선희 부상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는 김혁철 전 대사가 맡을 수 있다는 거죠.
종전선언과 달리 비핵화 문제는 향후 사찰과 검증 방식 등 구체적인 논의를 둘러싸고 북미 간 입장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북한이 협상 책임자를 두 명으로 나누어 투트랙으로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이르면 내일 김혁철 전 대사와 비건 대표가 만나 과연 어떤 담판을 지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김근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