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선거캠프에서 친박 중진 의원실 소속 보좌진이 활동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거머쥘 유력주자들에 대한 현역 국회의원들의 '줄서기'가 당헌당규 빈틈을 파고든 지지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친박 중진 의원실 소속 보좌진 A씨는 최근 황교안 캠프에서 황 전 총리의 일정안내 등 선거운동 업무를 돕고 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의원실 근무시간 내 관련 활동을 했다.
A씨는 통화에서 "파견은 아니다. (정식)캠프 활동은 아니고, 잠깐 도와주러 온 것"고 말했다. 이는 보좌진 개인이 아닌 의원의 '친황(친 황교안)' 행보의 연장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은 전당대회 선거운동에 대해 국회의원의 참여는 금지하고 있지만, 의원실 보좌진에 대해서는 따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 부의장을 맡은 김석기 의원도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보좌진의 선거운동에 대해 "규정상으로는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실 보좌진이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해당 의원의 지시 또는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게 '의원회관의 룰'이다. 김석기 부위원장도 "보좌진이 다른 특정인 선거운동을 한다면, 모시는 국회의원에게 보고나 상의 드리는 게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의원의 선거운동 참여를 막아 놓고, 보좌진에게는 문을 열어 놓는 것이 국회 현실상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의장은 "(선거운동 제한대상을)일일이 다 명문으로 정하는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빈틈을 파고들어 현역 국회의원이 몸소 나서 간접적인 선거 지원활동을 하기도 한다. 친홍(친 홍준표)으로 꼽히는 강효상 의원은 지난달 30일 홍준표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사회를 봤다. 명목상 출판기념회였지만 이날 행사는 사실상 '전당대회 출정식'이었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16일 한국당 의원 연찬회에서 "전당대회하면 그 캠프에 (의원들은)못들어가는 것 아시지 않느냐"면서 '윤리위원회 회부'까지 거론하며 계파 선거 움직임에 경고를 보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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