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적인 기조는 선(先)평화, 후(後) 통일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오늘(12일) 자정에 공개된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노무현정부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 이사장은 오늘 방송에서 "제가 돌이켜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통일 얘기를 많이 했는데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통일 얘기는 거의 안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문 특보는 "두 분은 기본적으로 평화가 있어야 통일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평화없는 통일은 전쟁이나 정변인데, 이에 따른 엄청난 부수적 비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 특보는 "그렇다면 통일은 어떻게 오나. 공동번영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본 것"이라며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영구평화론』에서 '무역하는 국가들은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 남북이 잘살면 전쟁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습니다.
문 특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통일 대박론을 얘기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북한 붕괴론, 흡수통일 등을 얘기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오늘 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저는 북한이 핵무기, 핵폭탄을 만들기 이전에 체제 안전이 보장됐다면 굳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본다. 핵무기를 개발한 후에도 적절한 (체제안전 보장) 해결책이 만들어진다면 이를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북한은 2017년 가을까지 미사일을 쏘다가 2018년 갑자기 노선을 전환했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오더라"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그런 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 특보는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3월 워싱턴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이 대북 대화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 '왜 클린턴, 부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는지 아느냐. 당신들 같은 참모의 얘기를 들으니 실패했다. 나는 내 길로 가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더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점은 독이 될 수도 있지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문 특보는 또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시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과 DMZ(비무장지대) 동행을 위해 새벽 5시엔 일어나서 먼저 가서 기다렸는데, 안개가 끼어 트럼프 대통령의 헬기가 뜨지 못했다"라며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성실성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 특보는 또 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 문제에 대해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자"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고마워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에 유 이사장은 "70억 '호모 사피엔스' 중, 가족을 빼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일 잘해주는 사람이 문 대통령 같다"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나쁘게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유 이사장과 문 특보가 문 대통령의 스타일을 언급한 부분도 눈에 띄었습니다.
유 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차이가 있지 않나"라고 묻자,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모범생이고 공부를 엄청 많이 한다. 현 정부에서 서 국정원장을 빼고는 공부를 제일 많이 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환담과 난상토론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문 특보는 또한 "저는 청와대 회의에 참석하긴 하지만, 직접적 정책 라인에 있는
문 특보는 "저는 미국 정부에서 5년 장학금을 받고 초청을 받아 미국에 간 친미주의자다. 미국을 저는 사랑한다"라며 "다만 미국의 특정 입장에 대해서만 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