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으로 오늘 (11일) 검찰에 소환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기억나지 않는다" "실무진에서 한 일에 대해 알지 못한다" 등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 고위인사들이 연루된 징용소송 재판거래 의혹은 수십 개에 달하는 옛 사법행정 수뇌부의 범죄 혐의 가운데서도 핵심으로 꼽힙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쯤까지 징용소송을 둘러싼 양 전 대법원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했습니다.
이날 검찰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민사소송 재상고심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인 2013년 9월 외교부 입장에서 재판 방향을 구상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보고받았는지,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기존 대법원 판결에 대한 외교부의 민원을 다른 경로로 접수했는지 캐물었습니다.
임종헌(60·구속기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차한성(65)·박병대(62)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 사법행정 담당 법관들이 청와대·외교부와 재판절차를 논의할 당시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2015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에서 징용소송과 상고법원 설치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았는지도 집중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모 변호사를 대법원장 집무실 등지에서 직접 만나 전원합의체 회부 등 재판계획을 알려준 정황이 양 전 대법원장의 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유력하게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조사에서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뚜렷한 물증과 진술이 확보된 일부 의혹에는 "실무진이 한 일"이라며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답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와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는
검찰은 오후 4시쯤부터 양승태 사법부가 사법행정이나 특정 판결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선별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심문에 들어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