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워킹그룹 회의 돌입…비핵화 해법·철도 착공식 등 폭넓은 논의

우리나라와 미국이 오늘(21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반도 문제 관련 '워킹그룹' 2차 회의에 돌입했습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를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회의에 앞서 청사에 들어선 비건 대표는 취재진이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회의 이후 얘기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습니다.

회의는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 등이 참석해 비핵화에 대해 논의하는 1세션과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남북관계 등에 대해 협의하는 2세션으로 나뉘어 열립니다.

1세션에서는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상황을 평가하고 돌파구 마련을 위한 해법이 모색될 예정입니다.

북미는 지난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협의 이후 본격적인 협상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년 1월 1일 신년사 내용에 따른 대응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울러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 19일 방한하면서 발표한 '인도지원 목적의 미 국민 대북 여행금지 조치 재검토' 방침이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2세션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 남북 협력사업의 제재면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집니다.

착공식 행사 자체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행사를 위해 올라가는 물자들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예정대로 착공식을 열기 위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제재 면제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입니다.

아울러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해 북한에 광케이블 등 물자를 반출하는 문제와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 사업에서도 대북제재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면제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우리 정부의 800만 달러 규모의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는 방안을 의결했지만 아직 집행하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 미국의 양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9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이튿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이도훈 본부장과 만찬 회동 등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오전 워킹그룹 협의에 앞서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만나 최근 철도조사 관련 사항을 들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