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정책위의장 자리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이해찬 대표가 취임하며 '예산의 연속성'을 이유로 올 연말까지 연장한 김태년 정책위의장의 임기 종료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에서 김 의장을 대체할 3선급 정책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추가유임' 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친문 재선 의원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차기 정책위의장직을 두고 '인물 물색'이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이맘때면 완전한 총선판이 펼쳐져 의원들이 다들 지역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상황이다"며 "특히 3선의원들의 경우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혹여 공천을 못받을까 가뜩이나 뒤숭숭한 가운데 중앙의 업무가 과중되는 정책위의장을 맡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상 여당의 정책위의장은 당정청 관계를 매개해야하는 당내 핵심요직이니만큼 3선급의 정책통이 맡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민주당에는 ▲현재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지 않을 것, ▲전직 원내대표 출신이 아닐 것 ▲차기 원내대표 출마 의사가 없을 것이라는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3선 의원이 희소하다.
가장 유력한 것은 김태년 의장의 추가 유임설이다. 무엇보다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 지명권을 행사하는 이해찬 대표의 의중이 여전히 김 의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날 이해찬 대표는 매일경제와 만나 "정책위의장 교체에 대해 염두에 둔 바가 없다"며 "나는 (15대 국회 때) 정책위의장을 4년을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김 의장의 임기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초 추미애 전 대표가 지명했던 김 의장의 임기는 지난 8월부로 종료됐으나 이 대표가 예산의 연속성을 이유로 김 의장의 보직을 유임하며 임기 시한을 묵시적으로 연말로 제시한 셈이었다. 당대표실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년 의장이 8월에 정책위와 송별연까지 열었을 정도로 임기종료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이해찬 대표가 취임하며 예산을 잘맡아달라면 임기를 연장했다"며 "연말까지라 못박은 적은 없으니 현재 말씀이 없으시면 자동 연장되는 것"이라 말했다. 김 의장은 2012년 이 대표가 민주통합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대표비서실장을 지내며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다, 현재 정책위의장직을 능란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변수는 김 의장의 유임 의사다. 내년 5월 민주당 원내대표 출마설이 나오는 김 의장이 사임을 자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책위 소속 의원은 "김태년 의장이 정책위 업무가 과중해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바 있다"고 사임 가능성을 말했다. 또 다른 3선 의원은 "사실 5월 원내대표 선거는 워낙 먼 얘기라 굳이 지금 이 시점에 사임할 필요는 없어보인다"며 "결국 당 대표의 의사가 중요한 건데, 김 의장이 당대표로부터 교체 가능성을 전혀 언질받은 바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만 3선급 '정책통' 부재에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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