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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이 19일 서울 아산연구원에서 열린 `2019 아산 국제정세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아산연구원 제공] |
함재봉 원장을 비롯한 아산연구원 연구진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한국의 선택(Korea's Choice)'을 주제로 주요 외교 안보 이슈에 대해 주제 발표 시간을 가졌다. 최강 부원장은 "주변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의 이합집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보이지 않는다"며 "4강은 편짜기에 매진 중인데 한국은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전략적 구도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원장은 이어 "또 4강 외교를 넘어선 새로운 외교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며 "고립을 탈피하고 4강 외교의 한계를 넘어서는 한국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9.19 남북 정상회담부터 중재외교가 통하지 않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미국측 최대의 카드인 제재 해제를 먼저 요구함으로써 중재자의 역할을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신 센터장은 "우리가 놓여진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은 자유주의적 기본질서 속에서 대북정책을 전개해야지, 대북정책에 맞춰 대외정책을 변화시켜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2018년엔 북한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주변국 맞춤형 외교 전략을 구사해야 할 시기"라며 "외교를 외교부에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도"구조적 측면에서 외교부의 역할이 너무 침체돼 있다"며 "외교부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산연구원은 이날 펴낸 '2019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을 강요받을 수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지 않으면 '코리아 패싱(국제사회의 한국 소외)'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2019년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비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해가 될 것이며 "문재인 정부는 한미공조를 형식적으로 이어가면서 북한 달래기를 시도할 것이나, 북한의 불만이 더 크게 표출될 경우 북한과 미국 간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또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견인할 돌파구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내년 6~7월까지 (미·북 대화에) 진전이 없으면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대응하며 일시적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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