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비공개로 제출한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가운데 3,500억 정도가 남북철도와 도로 사업에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체적인 액수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통일부는 협상을 앞두고 있어 공개하지 못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태윤 기자입니다.
【 기자 】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 1조가 넘는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비공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구체적 세목도 없이 비준동의를 구하느냐며, 비공개로 입수한 남북협력기금 운용계획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철도와 도로에 잡힌 예산은 3,500억 원을 넘는데, 남북협력기금 전체 사업비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정병국 / 바른미래당 의원
- "정부가 원칙 없이 남북경협을 하다 보니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거야말로 철저하게 정부가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박병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해당 상임위에서 비공개로 하고 국회예산정책처에는 비공개를 전제로 하지만 내역을 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맞는 얘기…."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비공개로 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조명균 / 통일부장관
- "우리의 협상 내용을 미리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이 협상에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예산안 비공개가 국회 패싱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가운데, 이런 대규모 예산편성 자체가 대북제재 공조를 저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오태윤입니다.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