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美특별대표 비건과 이례적 만남…"북미회담 성공적으로 끌어달라"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어제(2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회동했습니다.

비건 대표가 외교안보 담당이 아닌 임 실장을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대부분 미국의 대북협상 수석대표는 청와대 방문시 통상 안보실장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측은 이를 두고 미국측 의 요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는 면담 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2차 북미정상회담 진행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습니다.

임 실장은 비건 대표에게 북미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고, 비건 대표는 우리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복수의 외교 및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철도연결 공동조사 등 남북이 합의한 협력 사업과 관련한 대북 제재 예외적용,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현장 방문 등에 대해 우리 측과 '온도 차'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 만큼 임 실장은 남북간 합의한 협력 사업들이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추진될 것임을 강조하고, 일부 물자 반출 등과 관련한 제재 예외 인정을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건 대표는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총괄하는 임 실장에게 남북관계와 비핵화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국 수뇌부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하고도 이를 위한 실무협상이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더 적극성을 보이도록 촉구할 것을 우리 측에 당부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편, 비건 대표는 오늘(30일)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남북 협력과 대북제재 등을 둘러싼 한미간 대북 공조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