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앞둔 북한이 유엔 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인데, 결코 들어줄 수 없는 요구란 겁니다.
김은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안내를 받으며, 조용히 연단 위에 선 리용호 북한 외무상.
침묵을 깨고, 약 16분여 간 진행된 연설의 방점은 미국의 상응 조치에 찍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확약까지 했지만, 미국은 오히려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리 외무상은 종전선언까지 언급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평화체제의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주는 대신, 선 비핵화만 주장하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닌 남조선이었다면 지금 같은 교착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남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은 이번 뉴욕 방문에서 한반도 주변국인 미·중·일·러의 외무장관들을 모두 만나면서도 정작 강경화 외교장관의 회담 요청엔 끝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김은미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