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외무상은 강한 어조로 미국을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정신 이상자라며 맹비난하던 모습과 달라진 겁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발언은 강경했고, 미국에 대한 불만이 섞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 내 강경파들이 정부를 압박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했습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현지시간 지난달 29일)
- "(미국의 정치적 반대파들은)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있으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하여…."
이는 공격 대상을 미국 내 강경파로 한정해 트럼프 대통령과 분리한 뒤 트럼프-김정은 신뢰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 인터뷰 : 리용호 / 북한 외무상 (지난해 UN총회 연설)
- "트럼프와 같이 과대망상과 자고자대가 겹친 정신 이상자, 미국인들마저 고통만을 불러온다고 최고통사령관, 거짓말의 왕초, 악의 대통령이라고 악통령…."
이번 연설에서 리 외무상은 신뢰를 강조하거나 불신을 비판하는 표현만 18차례, '비핵화'와 '평화'라는 단어를 각각 7번, 19번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연설이 북미 간 양보 없는 대치 상황을 보여줬다면, 올해 연설은 압박을 하되 협상 여지를 남기는 정치적 수사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