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간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당대표로 7선의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2년차를 맞아 개혁 동력을 확보하려면 '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데 당심이 쏠린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 신임 대표는 오늘(25일) 치러진 전국대의원대회에서의 승리를 만끽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당이 직면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았습니다.
일단 당이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에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이 대표도 지난달 20일 장고 끝에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유능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문재인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문재인정부의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민생·개혁과제를 원활히 추진하려면 당의 안정적인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나 상황이 녹록한 것만은 아닙니다.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6월 지방선거 이후 동반 하락세를 보여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국정운영을 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지형은 여당인 민주당에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따라서 정부·여당의 핵심 과제들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무엇보다 필요하는 게 중론입니다.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등 한반도 평화와 민생·경제 문제 등에서 야당과의 협조를 통해 풀어야 할 현안이 많은 상태입니다.
특히 그동안 각종 현안에서 민주당과 보조를 맞춰 '우군'으로 평가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최근 규제 개혁 등에서 '민주당이 우클릭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점은 협치 방정식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 대표는 일단 야당과의 협치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원칙과 유연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당대표 선거운동 기간 기자간담회 등에서 야당과의 협치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 '학자적 양심을 갖되 상인의 슬기를 가지라'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얘기를 종종 거론한 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한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선 "(야당과의 협치는) 사안에 따라 서로 대화하면 되는 것부터 먼저 하고 어려운 문제는 정치적인 결단이 필요하니까 다원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협치를 바탕으로 스스로 공언한 '20년 장기집권'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초석을 닦는 것도 과제입니다.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2020년 21대 총선 승리를 이끄는 것은 20년 집권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한 당·정·청 관계를 만드는 일도 집권 여당의 당대표에게 주어진 책무로 꼽힙니다.
이를 위해선 '조용한 여당'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확실히 내는 '강력한 여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문이 초선의원 토론회 등을 통해 쏟아진 상태입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인사와 쟁점 현안 등 주요 국면마다 청와대와의 엇박자로 비치는 것이 아닌 당·청 일체에 무게중심을 두는 행보를 폈습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물론 노무현정부 당시 극심한 당·청 갈등의 교훈이 조용한 여당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집권 중반기로 갈수록 당이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건강한 당·정·청 관계 설정에 유독 자신감을 보입니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당에서 정책위의장을 3번이나 한 경험이 원활한 당·정·청 소통을 이끌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선거전 내내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에게 따라다니는 대야(對野) 강성 이미지와 '올드보이'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도 숙제입니다.
특히 이 대표는 물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손학규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올드보이 귀환은 피할 수 없는 표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세대교체라는 것을 나이 기준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책이나 철학, 패러다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