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지지자들 "재판장이 역적"…崔, 감정변화 없이 선고 경청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비선 실세' 최순실 씨는 오늘(24일) 같은 법정에서 연달아 항소심 심판을 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오늘 오전 10시 312호 중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한 후 오전 11시에 최씨 사건 항소심 선고를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 도중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내내 법정에 불출석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오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05석 규모의 법정 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지지자들은 재판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1심보다 형량이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하자 "이게 재판이냐, 김문석은 역적이다. 그렇게 법을 배웠느냐"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이들의 고성은 최씨 사건 선고가 이뤄지기 전 20분가량 지속했습니다.
오전 11시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온 최씨는 매우 담담한 모습이었습니다.
재판장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동안 자신의 맞은 편에 앉은 검사들만 응시했고, 이따금 눈을 들어 천장을 바라보거나 자신의 목을 주물렀습니다.
주문이 선고된 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여전히 소리를 지르며 판결에 불만을 쏟아냈지만, 최씨는 방청석을 한번 둘러본 후 조용히 구치감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늘 함께 재판을 받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인연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로 알려진 고(故) 최태민 씨의 다섯째 딸입니다.
최태민씨는 1974년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박 전 대통령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태민 씨가 숨진 이후엔 최순실 씨가 항상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키며 오랜 친분을 쌓았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 최후진술 의견서에서 최씨에 대해 "어렵고 아픈 시절을 보낸 제게 과거 오랫동안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 줄 옷가지, 생필품 등 소소한 것들을 도와주었던 사람"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집권 4년 차에 터진 '최순실 게이트'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했고, 최씨는 자신의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재판정에 나오게 한 내가 죄인이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두둔해왔습니다.
지난해 5월 박 전 대통령과 뇌물수수 등 혐의의 공범으로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은 최씨는 "이 재판이 정말 진정으로 박
지난해 12월 1심 결심공판에서도 "대통령이 젊은 시절 고통과 아픔을 딛고 일어난 강한 모습에 존경과 신뢰를 했기 때문에 곁에서 40년 동안 지켜봐 온 것뿐이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이 됐을 때 떠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며 오열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