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로 회자되던 1990년대 북풍 공작, 흑금성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서울과 평양을 극비에 오고 갔던 특수공작원인데, 이 흑금성의 실제 주인공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난 후일담을 들려줬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15대 대선을 앞두고 전개됐던 대북 공작을 다룬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실제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북파됐던 박채서 씨.
박 씨는 MBN에 출연해 1997년 6월,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박 씨를 북한에 완전히 포섭된 남측 사업가로 알던 상황.
▶ 인터뷰 : 박채서 / 전 특수공작원 (암호명 흑금성)
- "한국 대통령 선거에 협조 당부하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 때 김정일은 남한 대선에 대한 북한 나름의 전략이 있었거든요. 거기에 제 역할을 기대…."
그런데, 김 위원장은 뜻밖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원치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 박채서 / 전 특수공작원 (암호명 흑금성)
- "(DJ는) 너무 노련하다. 그리고 심지어는 (DJ가 더 크다고) 키까지 이야기하더라고요. 중요한 건 김대중 대통령을 민족투사라고 대우했는데 갑자기 비방하는 것도."
가장 친밀했던 북측 인사로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뒤에 숙청된 장성택 부위원장을 꼽았습니다.
▶ 인터뷰 : 박채서 / 전 특수공작원 (암호명 흑금성)
- "(장성택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한 고위층 중 저와 가장 개인사를 상담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던 사람…."
박 씨는 또, 신분을 감추는 게 가장 중요했던 만큼 말 그대로 피가 마르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회고했습니다.
MBN 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편집: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