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거나 회유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어제(31일) 법원행저처가 공개한 '거부권 행사 정국의 입법 환경 전망 및 대응방안 검토' 문건에 따르면 상고법원에 대한 찬성·반대 및 유보 입장을 보인 의원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과 접근 방법 등 적혀있었습니다.
그중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정의당 서기호 당시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서 의원을 고립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적혀있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또 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입장이던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친박계 중진이자 상고법원에 찬성하는 정갑윤 의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이 같은 압박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회유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로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현안에 협조하는 방안이 집중 검토됐습니다.
2015년 3월 작성된 '상고법원안 법사위 통과 전략 검토' 문건에 따르면 대구가 지역구인 당시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을 설득하는 방안으로 '노후화된 대구법원 청사이전 추진방안'이 검토됐습니다.
상고법원 도입 자체를 지역구 현안으로 흥정하는 방안도 검토됐습니다. 2014년 9월에 작성된 '법무비서관실과의 회식 관련' 문건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반대 국회의원들의 지역구에 상고법원 지부를 두는 방안까지도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친분이 있는 대법관과 현직 판사 등을 동원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전략도 논의됐습니다.
법원행정처는 김진태 의원을 움직이기 위해 사촌매형 관계인 민일영 대법관과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또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정현 의원을 통해 청와대를 설득하는 방안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현 의원 면담 주요 내용' 문건에 따르면 2015년 6월 4일 식당에서 만나 상고법원 도입 필요성을 적극 호소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 식사자리에서 당시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과 정호성 비서관에게 직접 전화해 양승태 대법원장의 박 대통령 접견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후 2015년 6월 12일 상고법원 도입 방안을
이후 양 대법원장은 두 달 뒤인 8월 6일 박 대통령을 실제로 접견했고, 법원행정처는 접견에 앞서 재판거래 의혹 핵심문건인 'VIP보고서'를 작성해 양 대법원장에게 전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