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 외교를 '저팔계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저팔계처럼 솔직한 척, 억울한 척 다 하더라도 얻을 것은 얻어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최근 행보를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얻을 것을 얻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듯합니다.
황재헌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상당히 솔직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12일)
-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상대방인 김 위원장을 극찬하는가 하면,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12일)
- "인격도 좋고 똑똑합니다. 훌륭한 협상가입니다. 협의할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실제 협상 결과도 북한 입장에선 큰 성과를 얻어냈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외교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한 실리외교 이른바 '저팔계 외교'에 근간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과거 "솔직한 척, 어리석은 척, 억울한 척을 하며 먹고 싶은 걸 얻어내는 중국 고전 서유기 속 저팔계처럼 외교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그 누구와도 손잡을 줄 알아야 한다는 건데 중국 방문 역시 이런 속내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입니다.
석 달 안에 중국을 3번 찾는 행보가 시진핑 주석에게 몸을 낮추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얻어낼 게 더 많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 : 김동길 / 북경대 한반도연구센터 소장
- "중국 정부는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급히 찾은 것입니다."
이런 실용주의 외교 성향에 따라 다음 남북, 북미 정상회담도 예상보다 빨리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hwang2335@gmail.com ]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