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뒤흔든 '이부망천'…박남춘·유정복 서로 '네 탓'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인천·부천 비하 발언이 인천시장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오늘(10일) 한국당 유정복 후보 사퇴를 촉구했고, 유 후보는 인천 비하 원인 제공자가 박 후보라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논평을 내고 "박 후보는 인천 성장과 발전을 외면한 채 인천을 흠집 내고 비하하며 왜곡되고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천시민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현명하고 사려 깊은 시민이라면 입만 열면 험담에, 심지어 인천이라는 소중한 정체성에 먹칠하려는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후보는 오늘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태옥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습니다. 당에는 정 의원에 대한 즉각 제명 조치와 지도부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박 후보 측은 이에 "자기 당 대변인 발언을 남 탓으로 돌리는 못난 후보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박 후보 선대위원장인 윤관석 의원은 유세 현장에서 "정 의원 비호를 받은 유 후보는 이런 망언이 박 후보 때문이라는데, 잘못했으면 잘못을 빌어야지 왜 남 탓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시민 여러분이 심판해 주실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박 후보 선대위는 논평에서 "시민 분노를 누그러뜨리려면 한국당 지도부와 함께 유 후보부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인천 자존심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한국당 지도부 총사퇴와 유 후보 사퇴뿐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 7일 모 방송에 출연해 유 후보가 인천시장으로 재임한 최근 4년간 경제지표가 좋지 않다는 민주당 대변인 주장에 반박하다가 '인천·부천은 원래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서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서울로 가지만 그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고 지방을 떠나야 할 사람들은 인천으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정 의원 발언을 풍자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이라는 신조어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