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미북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단호하게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면서도 '핵담판'을 지을 테이블의 한편에 미국을 앉히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좌가 이뤄지기까지는 회담이 무산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끈질기게 미북 정상을 설득하며 역사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이다.
올림픽 참석차 서울에 들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간 회동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미북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은 물밑에서도 이뤄지고 있었다.
김 제1부부장의 방남에 이어 3월 초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의 방북을 통해 마침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남북 공동의 목표로 관철해 냈다.
미국이 요구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근접하게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미북 대화의 성사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미북정상회담의 '길잡이'라고 표현했던 문 대통령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대화 테이블로 앉게 하는 데 더욱 공을 들였다.
'6월 12일 싱가포르'로 미북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확정된 뒤로 지난달 22일(현지시각)에는 워싱턴에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이후 북한이 느낄 수 있는 체제 불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세계사의 위업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키를 쥔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띄우면서 중재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러나 한미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 실시를 구실로 북한이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선언으로 대응하며 문 대통령의 중재 행보는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은 난감한 분위기 속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 채 미북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촉구하며 회담을 본 궤도로 올려놓는 데 최선을 다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극비리에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한 달 만에 다시 2차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이 만나자고 제안한 다음 날, 격식을 과감히 생략한 채 이뤄진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종식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를 전달하며 미북 간 상호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이후 미북는 서로에 신뢰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고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각과 장소까지 발표했다.
이제 문 대통령이 기울여 온 노력도 닷새 뒤면 그 결실을 볼 수 있게 됐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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