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이 갑자기 취소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에 대해 오늘 아침 북한이 반응까지 내놓았지만, 아직 청와대는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청와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송주영 기자! (네. 청와대 춘추관입니다.)
【 질문1 】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취소 통보에 대해 북한은 사실상 개최 의지를 나타냈는데, 청와대는 아직 반응이 없죠?
【 기자 】
그렇습니다.
그만큼 청와대가 현 상황을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청와대는 매일 오전 9시10분쯤 현안점검회의를 하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임종석 비서실장은 '섣부른 판단하지 말고, 사태를 예의주시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새벽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사실상의 NSC 상임위원 긴급회의 이후 대통령 입장이 공개된 이후 어떤 반응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 북한의 반응이 비교적 신속하게, 그리고 비교적 유화적으로 나온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 질문2 】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남북 핫라인 통화가 더 중요해지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대화 가능성 자체를 닫은 건 아니고,
북한 역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이 반영된 '위임 담화'를 통해 개최 회담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공격적 태도로 미북관계에 '경고등'이 켜졌을 때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가동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화는 상대가 원해야 하잖아요.
현실적으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통화를 안 한 게 아니라, 북한의 상황 탓에 못 한 쪽에 가깝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핫라인 통화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안 한다고 한 건 아니다"라며 여지를 뒀습니다.
따라서 핫라인 가동의 키는 북한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청와대가 다시 중재를 하려면 북한 반응에 대한 미국 입장도 파악해야 하잖아요?
【 기자 】
네. 사실 청와대가 아직 추가 반응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진짜 속내를 먼저 파악하는 게 중재의 첫걸음이기 때문인데요.
그런 점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상당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좌관과 통화하고, 한미NSC 소통 채널도 가동하고, 한미정상 간 통화 필요성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대통령이 오늘 새벽 '미북 정상 간 직접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부분이 중요한데요.
이제는 '하위 단계'에서의 비핵화 방법 등의 논의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대목으로,
문 대통령 역시 양국 정상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 외에 보다 정교한 역할을 찾겠다는 의미인지도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청와대 춘추관에서 MBN뉴스 송주영입니다.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