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미북정상회담을 불과 19일 앞두고 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담 성공을 자신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밝힌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으로 미뤄볼 때 회담을 앞두고 최근 북한에서 잇따라 나온 강성발언이 주요 배경의 하나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미북)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상의 이런 비난이 나온 지 수 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가 발표됐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16일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당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며 회담 '적신호'를 발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에 출석해 최근 며칠간 싱가포르 수송 및 이동 계획 등에 관해 논의하자는 미국의 거듭된 요청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결정한 추가적인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리도 "북측이 싱가포르에서의 사전접촉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소통을 끊는 등 약속을 위반했다"면서 "이는 심각한 신의성실 부족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비핵화 관련,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해왔고, 일괄타결 방식의 신속한 비핵화 로드맵을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에 대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해왔다. 김계관 제1부상이 미국의 '일방적 핵포기 강요'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회담 재고'를 위협한 것도 이 같은 방식을 관철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다만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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