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중요한 소식을 전할 때면 TV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아나운서가 있습니다.
46년차 베테랑 리춘희 아나운서인데요.
그런데 지난 8일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할 때 평소와는 아주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김태일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의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정상회담 소식을 당일 저녁 신속히 전했습니다.
보도는 46년차 베테랑 아나운서 리춘희 씨가 맡았습니다.
중대 발표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처음으로 안경을 쓴 리 씨.
시선은 정면 대신 대부분 원고에 고정됐고, 이따금 실수도 합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8일)
- "세심히 조직하셔 준 데 대하여 감사의 뜻을 표하셨습니다."
원고를 매우 급하게 읽다가 안경을 만지는가 하면.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8일)
- "고도로 중시하며 자신과 중국당을 신뢰하고 우리가 이룩한 합의를 실천하려는…."
같은 내용을 반복해 읽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8일)
- "조중 최고위급 상봉의 훌륭한 전통을…. 조중 최고위급 상봉의 훌륭한 전통을…."
대부분 녹화 방송으로 진행되는 북한 뉴스지만 이날은 급하게 생방송으로 내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노력 영웅' 칭호까지 받은 북한 최고 아나운서의 실수를 여과 없이 내보낼 만큼 중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고 긴박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리춘희 씨는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하루 뒤 차분하게 판문점 선언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일입니다.